들어가며
연립방정식의 해를 이런 공식으로 구한다고 배웁니다.
$$ x = \frac{\begin{vmatrix} c_1 & b_1 \\ c_2 & b_2 \end{vmatrix}}{\begin{vmatrix} a_1 & b_1 \\ a_2 & b_2 \end{vmatrix}}, \qquad y = \frac{\begin{vmatrix} a_1 & c_1 \\ a_2 & c_2 \end{vmatrix}}{\begin{vmatrix} a_1 & b_1 \\ a_2 & b_2 \end{vmatrix}} $$저는 여기서 멈췄습니다. x, y가 왜 저 행렬식 모양으로 나오지? 저 공식의 이유가 뭐지? 외워지지도 않고, 행렬식이라는 게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느낌이었어요.
결론부터: 행렬식은 새로운 개념이 아닙니다. 우리가 중학교 때부터 하던 가감법(소거법) 을 끝까지 밀고 가면 저 모양이 저절로 나와요.
1. 그냥 손으로 풀어보자 (가감법)
다음 연립방정식을 봅시다.
$$ a_1 x + b_1 y = c_1 $$$$ a_2 x + b_2 y = c_2 $$\(y\)를 없애려고, 첫 식에 \(b_2\)를, 둘째 식에 \(b_1\)을 곱합니다.
$$ a_1 b_2\, x + b_1 b_2\, y = c_1 b_2 $$$$ a_2 b_1\, x + b_1 b_2\, y = c_2 b_1 $$\(y\) 항이 \(b_1 b_2 y\)로 똑같아졌으니 빼버리면 \(y\)가 사라집니다.
$$ (a_1 b_2 - a_2 b_1)\, x = c_1 b_2 - c_2 b_1 $$$$ \therefore\ x = \frac{c_1 b_2 - c_2 b_1}{a_1 b_2 - a_2 b_1} $$보세요 — 분모에 \(a_1 b_2 - a_2 b_1\) 이라는 "X자 교차곱" 이 필연적으로 튀어나옵니다. 똑같은 방식으로 \(x\)를 없애면 \(y\)도 나오는데, 분모는 완전히 똑같습니다.
$$ y = \frac{a_1 c_2 - a_2 c_1}{a_1 b_2 - a_2 b_1} $$2. 행렬식은 그 교차곱의 "줄임 표기"일 뿐
매번 \(a_1 b_2 - a_2 b_1\) 이라고 쓰기 귀찮으니, 약속을 하나 만듭니다.
$$ \begin{vmatrix} a_1 & b_1 \\ a_2 & b_2 \end{vmatrix} = a_1 b_2 - a_2 b_1 $$이게 행렬식(determinant) 입니다. 왼쪽 위×오른쪽 아래 빼기 오른쪽 위×왼쪽 아래 — 그 X자 교차곱을 짧게 쓴 기호일 뿐이에요. (마치 1000을 \(10^3\)으로 줄여 쓰는 것처럼요.)
그러면 위 결과가 이렇게 정리됩니다.
- 분모 \(D\) = 계수만 모은 행렬식 \(\begin{vmatrix} a_1 & b_1 \ a_2 & b_2 \end{vmatrix}\)
- x의 분자 = 분모에서 \(a\)열(x의 계수)을 상수 \(c\)로 바꾼 행렬식
- y의 분자 = 분모에서 \(b\)열(y의 계수)을 상수 \(c\)로 바꾼 행렬식
"왜 하필 저 자리에 c를 끼워 넣나?"의 답이 여기 있습니다 — 구하려는 변수의 열을, 우변 상수로 갈아 끼우는 것이 유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규칙이거든요.
직접 만져 보기
계수 \(a_1, b_1, c_1, a_2, b_2, c_2\)를 직접 바꿔 보세요. 두 직선의 교점(주황 점)이 곧 해 \((x, y)\)이고, 아래 패널에서 \(D, D_x, D_y\)와 \(x = D_x/D,\ y = D_y/D\)가 실시간으로 계산됩니다.
왜 D = 0이면 안 될까
분모 \(D\)가 0이면 공식이 무너집니다(0으로 나누기). 이게 무슨 뜻일까요?
\(D = a_1 b_2 - a_2 b_1 = 0\) 이라는 건 두 직선의 기울기가 같다는 뜻 — 즉 두 직선이 평행하거나 완전히 겹칩니다.
- 평행 → 만나는 점이 없음 → 해 없음
- 겹침 → 모든 점이 해 → 해가 무수히 많음
어느 쪽이든 "딱 하나의 해"가 안 나오죠. 분모가 0이라는 건 "해가 유일하지 않다"는 신호입니다. 위 인터랙티브의 평행 프리셋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마치며
- 크라메르 공식은 가감법을 끝까지 민 결과일 뿐, 새 마법이 아니다.
- 행렬식 = X자 교차곱을 줄여 쓴 약속.
- 분자는 구하려는 변수의 열을 상수로 갈아 끼운 것.
- D = 0 은 "두 직선이 평행/겹침 → 해가 유일하지 않음"의 신호.
한 번 손으로 유도해 보면, 그 뒤로는 외울 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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