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복소수를 배우면서 이런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i를 곱하면 왜 갑자기 90° 회전이 되지? 이게 그냥 외워야 하는 건가, 아니면 진짜 이유가 있는 건가?"

결론부터 말하면 — 이유가 있습니다. 복소수를 '크기와 방향각'으로 나눠 보면, 두 복소수의 곱은 크기는 곱하고 방향각은 더하는 연산입니다. 허수 단위 i의 방향각이 마침 90°이기 때문에, i를 곱하면 방향각이 90° 늘어나 — 즉 90° 회전이 됩니다.

복소수는 평면 위의 점이다

복소수(complex number)는 실수 부분과 허수 부분으로 이루어진 수입니다.

$$z = a + bi$$

여기서 \(a\)는 실수(real) 부분, \(b\)는 허수(imaginary) 부분입니다. \(i\)는 허수 단위로, \(i^2 = -1\)을 만족하도록 정의된 기호입니다.

이 복소수를 평면에 점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가로축(실수축)에 \(a\), 세로축(허수축)에 \(b\)를 놓으면 \(z = a + bi\)는 좌표 \((a,\, b)\)의 점이 됩니다. 이 평면을 복소평면(complex plane) 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 \(z = 2\) → 점 (2, 0) — 실수축 위
  • \(z = i\) → 점 (0, 1) — 허수축 위
  • \(z = 1 + i\) → 점 (1, 1) — 사분면 대각선

복소수의 크기와 방향각

평면 위의 점은 두 가지 정보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크기(절댓값) \(r\) — 원점에서 그 점까지의 거리입니다. 피타고라스 정리로 구합니다.

$$r = |z| = \sqrt{a^2 + b^2}$$

방향각(편각) \(\theta\) — 실수축 양의 방향(오른쪽)에서 그 점까지의 각도입니다. 반시계 방향을 양수로 셉니다.

이 두 값을 이용하면 복소수를 극형식(polar form) 으로 쓸 수 있습니다.

$$z = r(\cos\theta + i\sin\theta)$$

'원점에서 거리 \(r\), 방향각 \(\theta\)인 점'이 바로 복소수 \(z\)입니다.

예를 들어 \(z = i\)는 점 (0, 1)이므로:

  • 크기: \(|i| = \sqrt{0^2 + 1^2} = 1\)
  • 방향각: 실수축(오른쪽)에서 허수축(위쪽)까지 = 90°

곱셈 = 크기는 곱하고, 각도는 더한다

두 복소수 \(z_1 = r_1(\cos\theta_1 + i\sin\theta_1)\)와 \(z_2 = r_2(\cos\theta_2 + i\sin\theta_2)\)를 곱하면 어떻게 될까요?

대수적으로 전개하면:

$$z_1 \cdot z_2 = r_1 r_2 \bigl[(\cos\theta_1\cos\theta_2 - \sin\theta_1\sin\theta_2) + i(\sin\theta_1\cos\theta_2 + \cos\theta_1\sin\theta_2)\bigr]$$

삼각함수 덧셈 공식 — \(\cos(\alpha+\beta) = \cos\alpha\cos\beta - \sin\alpha\sin\beta\), \(\sin(\alpha+\beta) = \sin\alpha\cos\beta + \cos\alpha\sin\beta\) — 을 적용하면 이것이 그대로 \(\cos(\theta_1+\theta_2)\)와 \(\sin(\theta_1+\theta_2)\)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z_1 \cdot z_2 = r_1 r_2 \bigl(\cos(\theta_1 + \theta_2) + i\sin(\theta_1 + \theta_2)\bigr)$$

핵심 결론을 한 줄로 쓰면:

$$|z_1 \cdot z_2| = r_1 \cdot r_2 \qquad \arg(z_1 \cdot z_2) = \theta_1 + \theta_2$$

크기(절댓값)는 두 복소수 크기의 곱이고, 방향각(편각)은 두 방향각의 합입니다.

i를 곱하면 왜 90° 회전인가

이제 i를 곱하는 경우를 바로 적용합니다.

허수 단위 i의 크기와 방향각:

  • 크기: \(|i| = 1\)
  • 방향각: \(\arg(i) = 90°\)

따라서 임의의 복소수 \(z\)에 \(i\)를 곱하면:

  • 크기: \(|z| \cdot 1 = |z|\) — 변화 없음
  • 방향각: \(\arg(z) + 90°\) — 정확히 90° 반시계 회전

크기가 1이기 때문에 늘거나 줄지 않고, 방향각이 90°이기 때문에 정확히 그만큼 돌아갑니다. 회전이 일어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이 덧셈의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구체적인 예

실수축 위의 점 1에서 출발해 i를 네 번 곱하면 한 바퀴 돌아 돌아옵니다.

출발: \(z = 1\), 방향각 0°

$$i \cdot 1 = i \quad\Rightarrow\quad 0° + 90° = 90°,\; \text{점 }(0,1)$$$$i \cdot i = i^2 = -1 \quad\Rightarrow\quad 90° + 90° = 180°,\; \text{점 }(-1,0)$$$$i \cdot (-1) = -i \quad\Rightarrow\quad 180° + 90° = 270°,\; \text{점 }(0,-1)$$$$i \cdot (-i) = -i^2 = 1 \quad\Rightarrow\quad 270° + 90° = 360° = 0°,\; \text{점 }(1,0)$$

네 번 곱하면 완전히 한 바퀴(360°) 돌아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i^4 = 1\)이 성립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입니다.

\(i^2 = -1\)의 기하학적 의미

이제 \(i^2 = -1\)이 왜 성립하는지 기하학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i를 한 번 곱하면 90° 회전합니다. i를 두 번 곱하면 \(i^2\)가 되고, 그것은 90° + 90° = 180° 회전입니다.

180° 회전은 점을 원점 대칭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 모든 좌표의 부호가 뒤집힙니다. 실수 1을 180° 돌리면 −1로 옮겨집니다. 따라서:

$$i^2 = -1$$

이것은 임의로 선언한 공리가 아닙니다. "90° 두 번 = 180° = 부호 반전"이라는 기하학적 사실이 대수적으로 표현된 것입니다.

직접 체험하기

파란 화살표가 복소수 \(z\)입니다. 슬라이더로 방향각과 크기를 조절하고, 버튼으로 곱할 수 \(w\)를 선택하면 주황 화살표(\(z \cdot w\))가 실시간으로 바뀝니다.

×i 프리셋: 90° 반시계 회전, 크기 변화 없음을 확인합니다. ×(1+i) 프리셋: 45° 회전과 함께 크기가 \(\sqrt{2}\)배 늘어나는 것을 관찰합니다. ×2 프리셋: 회전 없이 크기만 두 배가 됨을 봅니다. ×(−1) 프리셋: 180° 회전 = 원점 대칭을 확인합니다.

복소수 곱셈 = 회전 + 확대
파란 화살표(z)의 방향각과 크기를 조절하고 곱할 수(w)를 선택해, 크기의 곱과 각도의 합을 직접 확인하세요.

임의의 복소수를 곱하는 일반 규칙

i뿐 아니라 임의의 복소수 \(w = c + di\)를 곱할 때 일어나는 일도 같은 논리로 이해됩니다.

대수적으로 전개하면:

$$(a + bi)(c + di) = (ac - bd) + (ad + bc)i$$

이것을 행렬 형태로 쓰면:

$$\begin{pmatrix}c & -d \\ d & c\end{pmatrix} \begin{pmatrix}a \\ b\end{pmatrix} = \begin{pmatrix}ac - bd \\ ad + bc\end{pmatrix}$$

행렬 \(\begin{pmatrix}c & -d \\ d & c\end{pmatrix}\)는 회전 + 확대 변환을 나타냅니다.

  • 회전 각도: \(w\)의 방향각
  • 확대 배율: \(|w| = \sqrt{c^2 + d^2}\)

복소수 곱셈은 기하학적으로 보면 "\(w\)의 방향각만큼 회전하고, \(w\)의 크기만큼 확대하는" 선형변환과 정확히 같습니다.

핵심 정리

연산크기 변화방향각 변화
×i변화 없음 (×1)+90° 반시계
×(1+i)×√2 배 확대+45° 반시계
×2×2 배 확대변화 없음
×(−1)변화 없음 (×1)+180° (원점 대칭)
×(−i)변화 없음 (×1)−90° 시계 방향

AI로 이런 걸 공부할 때

복소수와 회전의 연결은 다양한 방향으로 깊어집니다. AI에 던져볼 만한 질문들:

  • "오일러 공식 \(e^{i\theta} = \cos\theta + i\sin\theta\)가 왜 성립하는지 극형식과 연결해서 설명해줘."
  • "복소수 곱셈이 회전 행렬과 같은 구조라는 걸 두 가지를 나란히 써서 보여줘."
  • "신호처리에서 왜 \(e^{i\omega t}\) 형태의 복소 지수를 쓰는 건가? 파동과 회전이 어떻게 연결되나?"

마치며

i는 '없는 수'가 아닙니다. 복소평면 위에서 i는 '실수축에서 90° 위를 가리키는 단위 화살표'입니다. i를 곱하면 90° 회전이 되는 이유는 단 두 가지 사실에서 나옵니다 — 복소수 곱셈은 방향각을 더하고, i의 방향각은 90°입니다.

\(i^2 = -1\)은 이 논리의 자연스러운 결과이고, 임의의 복소수 곱셈은 '방향각만큼 회전, 크기만큼 확대'라는 단순한 원리로 해석됩니다. 전기공학의 교류 신호, 신호처리의 푸리에 변환, 물리학의 파동·양자역학이 모두 복소수를 핵심 도구로 쓰는 것도, 바로 이 '회전과 확대'의 구조가 진동과 파동 현상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 먼저 읽으면 좋은 글: 삼각함수는 도대체 목적이 뭔가 · 행렬 곱셈은 왜 그렇게 이상하게 곱하나 → 이어서: 내적은 왜 cos가 나오나 (곧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