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앞선 글에서 우리는 미분의 정의를 손에 넣었습니다. 곡선 위 두 점을 잇는 할선의 기울기를 적어 두고, 두 점 사이 간격을 0으로 좁혀 가면 접선의 기울기 — 곧 순간 기울기 — 가 나온다는 그 식이죠.
$$f'(x) = \lim_{\Delta x \to 0} \frac{f(x + \Delta x) - f(x)}{\Delta x}$$그런데 정의를 아는 것과 직접 돌려 보는 것은 다릅니다. 요리법을 읽는 것과 실제로 냄비에 불을 켜 보는 것이 다르듯이요. 이 글에서는 그 크랭크를 세 번 돌려 봅니다. 성격이 뚜렷하게 다른 세 함수를 골라서요.
- 직선 — 어디서나 똑같은 경사로 곧게 뻗는다.
- 반비례 곡선 \(1/x\) — 오른쪽으로 갈수록 완만해지는 내리막이다.
- 제곱근 곡선 \(\sqrt{x}\) — 처음엔 가파르다가 점점 눕는다.
세 함수를 같은 정의에 넣고 돌리면 도함수가 각각 상수, 음수, 점점 작아지는 양수로 나옵니다. 그리고 이 글의 진짜 재미는 그 다음입니다. 나온 도함수가 그저 외울 공식이 아니라, 그래프를 눈으로 볼 때 느껴지는 성격 — 평평함·내리막·완만해짐 — 을 숫자 하나로 정확히 담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거든요.
1. 직선 \(f(x) = 2x + 1\) — 경사가 아예 변하지 않는다
먼저 가장 순한 상대부터. 기울기가 2이고 세로 절편이 1인 직선 \(f(x) = 2x + 1\)입니다. 직선은 눈으로 봐도 어디서나 경사가 똑같으니, 도함수가 상수로 나올 거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정의에 그대로 넣어 봅시다.
$$\frac{f(x + \Delta x) - f(x)}{\Delta x} = \frac{\big[\,2(x + \Delta x) + 1\,\big] - \big[\,2x + 1\,\big]}{\Delta x}$$분자를 펼치면 \(2x\)와 \(+1\)이 서로 지워지고, \(2\,\Delta x\)만 남습니다.
$$\frac{2\,\Delta x}{\Delta x} = 2$$- 직관: 두 점을 아무리 멀리 잡든 가까이 잡든, 곧은 길의 경사는 늘 똑같다.
- 설명: 분자·분모의 \(\Delta x\)가 곧바로 약분되어 아예 간격 \(\Delta x\)가 식에서 사라졌다. 그래서 극한을 취할 것도 없이 답은 이미 2다.
- 식: \(f(x) = 2x + 1\)의 도함수는 \(f'(x) = 2\).
여기서 눈여겨볼 점이 있습니다. 앞 글의 \(f(x) = x^2\)에서는 약분 뒤에 \(2x + \Delta x\)처럼 \(\Delta x\)가 살짝 남아 있어서, 극한으로 그 잔재를 마저 0으로 보내는 단계가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직선은 약분하자마자 \(\Delta x\)가 완전히 증발합니다. 애초에 할선 기울기가 \(\Delta x\)에 전혀 의존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것이 직선의 성격입니다. 경사가 위치 \(x\)에도, 간격 \(\Delta x\)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도함수가 상수 2로 나온 것은 "이 그래프는 어디서나 똑같이 가파르다"는 사실의 수학적 번역입니다.
2. 반비례 곡선 \(f(x) = 1/x\) — 도함수의 부호가 '내리막'을 말한다
두 번째는 \(f(x) = \dfrac{1}{x}\)입니다(\(x > 0\)만 봅시다). 이 곡선은 오른쪽으로 갈수록 아래로 처지는 내리막입니다. 그러면 접선의 기울기는 늘 음수여야 할 텐데, 정의가 그 음수 부호를 어디서 만들어 내는지 지켜봅시다.
$$\frac{f(x + \Delta x) - f(x)}{\Delta x} = \frac{\dfrac{1}{x + \Delta x} - \dfrac{1}{x}}{\Delta x}$$분자의 두 분수를 하나로 합쳐야 합니다. 통분하면 분자는 이렇게 됩니다.
$$\frac{1}{x + \Delta x} - \frac{1}{x} = \frac{x - (x + \Delta x)}{x\,(x + \Delta x)} = \frac{-\,\Delta x}{x\,(x + \Delta x)}$$바로 이 자리에서 음의 부호가 태어납니다. 큰 수의 역수는 더 작으니, \(x + \Delta x\)의 역수에서 \(x\)의 역수를 빼면 반드시 음수가 되는 것이죠. 이제 이것을 다시 \(\Delta x\)로 나눕니다(나누기는 뒤집어 곱하기).
$$\frac{-\,\Delta x}{x\,(x + \Delta x)} \cdot \frac{1}{\Delta x} = \frac{-1}{x\,(x + \Delta x)}$$여기서도 핵심은 약분입니다. 분자의 \(\Delta x\)와 나누는 \(\Delta x\)가 지워지면서, 분모에 있던 위험한 \(\Delta x\)가 사라졌습니다. 이제 안전하게 \(\Delta x \to 0\)을 넣습니다.
$$f'(x) = \lim_{\Delta x \to 0} \frac{-1}{x\,(x + \Delta x)} = \frac{-1}{x \cdot x} = -\frac{1}{x^2}$$- 직관: 내리막이니 기울기는 늘 아래를 향한다 — 그래서 음수.
- 설명: 분모 \(x^2\)은 항상 양수라, 앞의 마이너스 때문에 \(f'(x)\)는 모든 \(x\)에서 음수다. 곡선이 한 번도 위로 꺾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 식: \(f(x) = 1/x\)의 도함수는 \(f'(x) = -\dfrac{1}{x^2}\).
도함수의 부호가 그래프의 성격을 통째로 담고 있습니다. \(-\dfrac{1}{x^2}\)의 마이너스는 "이 곡선은 어디서나 내리막"이라는 말이고, 분모 \(x^2\)이 커질수록(오른쪽으로 갈수록) 기울기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은 "멀리 갈수록 내리막이 완만해진다"는 말입니다. 부호 하나, 분모 하나에 그래프의 모양이 고스란히 접혀 들어가 있습니다.
3. 제곱근 곡선 \(f(x) = \sqrt{x}\) — 켤레로 루트를 지운다
세 번째는 \(f(x) = \sqrt{x}\)입니다. 이 곡선은 원점 근처에선 아주 가파르다가 오른쪽으로 갈수록 점점 누워 완만해집니다. 그러니 도함수는 양수이되 \(x\)가 커질수록 작아지는 값이어야 합니다. 정의에 넣어 봅시다.
$$\frac{f(x + \Delta x) - f(x)}{\Delta x} = \frac{\sqrt{x + \Delta x} - \sqrt{x}}{\Delta x}$$문제는 분자의 뺄셈입니다. 루트끼리의 뺄셈은 따로 쪼갤 수 없어서 \(\Delta x\)로 약분할 실마리가 안 보입니다. 여기서 켤레(짝꿍 식)를 곱하는 요령이 등장합니다. 분자·분모에 똑같이 \(\sqrt{x + \Delta x} + \sqrt{x}\)를 곱하는 것이죠(같은 것을 위아래에 곱하니 값은 그대로).
$$\frac{\sqrt{x + \Delta x} - \sqrt{x}}{\Delta x} \cdot \frac{\sqrt{x + \Delta x} + \sqrt{x}}{\sqrt{x + \Delta x} + \sqrt{x}}$$분자는 \((A - B)(A + B) = A^2 - B^2\) 꼴이라 루트가 벗겨집니다.
$$\frac{(x + \Delta x) - x}{\Delta x\,\big(\sqrt{x + \Delta x} + \sqrt{x}\,\big)} = \frac{\Delta x}{\Delta x\,\big(\sqrt{x + \Delta x} + \sqrt{x}\,\big)}$$분자가 깔끔하게 \(\Delta x\)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제 약분할 수 있습니다 — 이것이 켤레를 곱한 목적이었죠. 분자·분모의 \(\Delta x\)를 지웁니다.
$$\frac{1}{\sqrt{x + \Delta x} + \sqrt{x}}$$분모의 \(\Delta x\)가 사라졌으니 안전합니다. \(\Delta x \to 0\)을 넣으면 \(\sqrt{x + \Delta x}\)가 \(\sqrt{x}\)로 다가가, 분모는 \(\sqrt{x} + \sqrt{x} = 2\sqrt{x}\)가 됩니다.
$$f'(x) = \lim_{\Delta x \to 0} \frac{1}{\sqrt{x + \Delta x} + \sqrt{x}} = \frac{1}{2\sqrt{x}}$$- 직관: 오른쪽으로 갈수록 곡선이 눕는다 — 그래서 기울기는 양수지만 점점 작아진다.
- 설명: \(\dfrac{1}{2\sqrt{x}}\)은 늘 양수(오르막)지만, \(x\)가 커지면 분모 \(2\sqrt{x}\)가 커져 값이 줄어든다 — 완만해짐이 그대로 담겼다.
- 식: \(f(x) = \sqrt{x}\)의 도함수는 \(f'(x) = \dfrac{1}{2\sqrt{x}}\).
여기서 0 나누기 0에서 만난 켤레 유리화가 다시 등장한 점에 주목하세요. 루트가 든 0/0 꼴을 풀 때 쓰던 그 요령이, 제곱근의 도함수를 구할 때도 똑같이 "분모의 \(\Delta x\)를 약분 가능하게 만드는" 열쇠로 쓰입니다. 함수가 달라지면 약분의 요령만 바뀔 뿐, "분모의 간격을 먼저 지운 뒤 극한을 취한다"는 큰 줄거리는 세 번 모두 똑같았습니다.
4. 세 결과를 나란히 — 도함수는 그래프의 성격을 읽는 자
세 번의 계산을 한 표에 모으면, 도함수가 그래프의 어떤 성격을 담아냈는지 한눈에 보입니다.
| 함수 | 도함수 | 부호·거동 | 그래프의 성격 |
|---|---|---|---|
| \(f(x)=2x+1\) | \(f'(x)=2\) | 늘 일정 | 어디서나 같은 경사(평평한 성격) |
| \(f(x)=1/x\) | \(f'(x)=-\dfrac{1}{x^2}\) | 늘 음수, 크기는 감소 | 어디서나 내리막, 멀수록 완만 |
| \(f(x)=\sqrt{x}\) | \(f'(x)=\dfrac{1}{2\sqrt{x}}\) | 늘 양수, 크기는 감소 | 어디서나 오르막, 멀수록 완만 |
세 도함수는 생김새가 전혀 다르지만, 모두 같은 정의에 같은 절차(할선 기울기 → 분모의 \(\Delta x\) 약분 → 극한)를 적용해 나왔습니다. 그리고 나온 값은 하나같이 그래프를 눈으로 훑을 때의 인상을 그대로 옮겨 놓았습니다.
- 상수 2는 **"경사가 안 변한다"**를,
- 음의 부호는 **"내리막이다"**를,
- \(x\)가 커질 때 값이 줄어드는 것은 **"점점 완만해진다"**를 말합니다.
도함수는 그러니까 그래프의 성격을 숫자로 번역해 주는 통역사입니다. 미분 공식을 외우기 전에 이렇게 정의로 한 번 돌려 보면, 공식이 하늘에서 떨어진 규칙이 아니라 그래프의 거동을 정직하게 계산한 결과임이 손끝에 남습니다.
5. 아래 인터랙티브로 직접 확인하기
세 함수를 버튼으로 바꿔 가며, 정의대로 잰 할선 기울기가 도함수 값으로 수렴하는지 직접 만져 봅시다.
- 함수 버튼으로 \(2x+1\) / \(1/x\) / \(\sqrt{x}\)을 고릅니다. 그래프 위에 점 \(P\)와 접선(초록), 그리고 조금 떨어진 점 \(Q\)까지 잇는 할선(주황)이 함께 그려집니다.
- 간격 \(\Delta x\) 슬라이더를 0에 가깝게 줄이면, 주황 할선이 초록 접선에 포개지고 아래 두 기울기 값이 거의 같아집니다. 단, 직선을 골랐을 때는 \(\Delta x\)를 아무리 키워도 할선 기울기가 2에서 꼼짝 안 하는 것을 확인하세요 — 곡선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입니다.
- 점 \(P\)의 \(x\) 슬라이더를 오른쪽으로 밀면, \(1/x\)와 \(\sqrt{x}\)에서 접선이 점점 완만해지고 도함수 값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이 보입니다. \(1/x\)에서는 그 값이 늘 음수인 것도 함께 확인하세요.
만져 보면, 세 함수의 도함수가 저마다 다른 이유가 결국 그래프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임이 손끝으로 전해집니다.
6. 정리 — 정의는 세 번 다 통했다
- 직선 \(2x+1\): 약분하자마자 \(\Delta x\)가 완전히 사라져 \(f'(x)=2\). 경사가 위치·간격에 반응하지 않는 성격.
- 반비례 \(1/x\): 통분이 음의 부호를 낳고, 약분 뒤 \(f'(x)=-\dfrac{1}{x^2}\). 부호가 '내리막'을, 분모가 '완만해짐'을 말한다.
- 제곱근 \(\sqrt{x}\): 켤레가 루트를 지워 약분을 열고, \(f'(x)=\dfrac{1}{2\sqrt{x}}\). 값이 줄며 '눕는' 곡선을 담는다.
세 함수는 겉모습도, 약분을 여는 요령도 달랐지만 — 정의에 넣어 분모의 간격을 먼저 지우고 나서 극한을 취한다 — 이 큰 줄거리는 한 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미분의 정의는 특정 함수를 위한 트릭이 아니라, 어떤 함수든 그 순간 기울기를 캐내는 일반적인 도구임을 세 번의 실험이 보여 준 셈입니다.
마치며
정의대로 미분하는 일은 손이 조금 갑니다. 그래서 다음 걸음은 이 수고를 덜어 줄 미분 규칙들입니다. 두 함수를 곱한 것, 나눈 것을 미분할 때 왜 각각 따로 미분하면 안 되는지 — 곱의 미분과 몫의 미분이 오늘의 정의에서 어떻게 자라 나오는지를 이어서 보겠습니다. 규칙을 외우기 전에 오늘처럼 정의로 한 번 짚고 가면, 그 규칙들도 암기가 아니라 이해로 남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 할선은 왜 접선으로 변신하나 — 0/0을 약분이 구해내는 미분의 정의 — 오늘 세 번 돌린 그 정의를 처음 세운 글. 먼저 읽으면 좋습니다.
- 0 나누기 0은 왜 '없음'이 아니라 '아직 모름'인가 — √x에서 쓴 켤레 유리화가 처음 등장한 자리.
- √(A−B)는 왜 √A−√B로 못 쪼개나 — 루트 분리 법칙 — 제곱근의 뺄셈을 함부로 나눌 수 없어 켤레가 필요했던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