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앞 글 마지막에 이렇게 예고했습니다. \(\sin x\)를 미분하면 왜 \(\cos x\)가 튀어나오는지를 다음에 보겠다고요. 오늘이 그 이야기입니다.
먼저 이상한 점부터 짚어 봅시다. 사인 곡선과 코사인 곡선은 생김새가 다릅니다. 사인은 원점에서 0으로 출발해 위로 솟고, 코사인은 맨 위 1에서 출발해 아래로 내려옵니다. 그런데 사인을 미분하면 — 즉 사인 곡선의 점마다 기울기를 재서 새 곡선을 그리면 — 하필 코사인이 나옵니다.
$$\frac{d}{dx}\sin x = \cos x$$왜 하필 코사인일까요. 우연히 닮은 걸까요. 이 글은 그 답을 원 위를 도는 점의 두 그림자라는 그림 하나로 세웁니다. 그림이 서고 나면, 그걸 식으로 못 박는 데 필요한 부품이 딱 하나 — "아주 작은 각에서는 호와 직선이 구별되지 않는다"는 사실 — 뿐이라는 것까지 이어서 보겠습니다.
1. 회전하는 점 — 높이가 사인, 높이의 속도가 코사인
기호부터 한 가지 약속하고 갑시다. 여기서 각 \(x\)는 도(°)가 아니라 라디안으로 잽니다. 라디안은 각을 '반지름과 같은 길이의 호가 몇 개인가'로 재는 방식인데(자세히), 지금 중요한 건 하나입니다. 라디안으로 재면 반지름 1짜리 원에서 각의 크기 = 그 각이 그리는 호의 길이가 됩니다. 이게 뒤에서 핵심 엔진이 됩니다.
이제 반지름 1인 원(단위원) 위를 점 하나가 일정한 빠르기로 돕니다. 각 \(x\)만큼 돌았을 때 그 점의 위치는 이렇습니다.
$$P = (\cos x,\ \sin x)$$가로 좌표가 코사인, 세로 좌표(높이)가 사인이죠. 우리가 궁금한 것은 "높이 \(\sin x\)가 변하는 속도", 즉 \(\dfrac{d}{dx}\sin x\)입니다.
- 직관: 점이 원을 돌 때, 그 순간 움직이는 방향은 항상 반지름과 직각입니다(원의 접선 방향). 빠르기는 1로 일정하고요. 그러니 점의 속도는 '위치를 90° 돌린 화살표'입니다.
- 설명: 위치가 \((\cos x, \sin x)\)일 때, 이걸 90° 돌린 속도 화살표는 \((-\sin x, \cos x)\)가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싶은 건 높이(세로)가 변하는 속도 — 즉 속도 화살표의 세로 성분입니다.
- 식: 속도의 세로 성분은 \(\cos x\)입니다.
이것이 "두 그림자"의 뜻입니다. 사인과 코사인은 서로 안 닮은 남남이 아니라, **같은 회전을 세로에서 본 그림자(사인)와 가로에서 본 그림자(코사인)**입니다. 세로 그림자가 얼마나 빨리 오르내리는지를 재면, 그 값이 바로 가로 그림자의 위치 — 코사인 — 와 맞아떨어집니다. 점이 맨 아래·맨 위(각 \(x=\pm\pi/2\))를 지날 때 높이는 잠깐 멈추는데, 그 순간 코사인도 0이 됩니다. 점이 오른쪽 끝(\(x=0\))을 지날 때 높이가 가장 빠르게 오르는데, 그때 코사인은 최대 1입니다. 속도와 코사인이 어디서나 나란히 갑니다.
2. 식으로 못 박기 — 정의에 넣으면 부품 두 개가 필요하다
그림은 설득력 있지만, 진짜로 그런지 미분의 정의에 직접 넣어 확인해 봅시다. 정의는 이렇습니다. 아주 작은 간격 \(h\)만큼 떨어진 두 점의 높이 차이를 \(h\)로 나눈 뒤, \(h\)를 0으로 보내는 것이죠.
$$\frac{d}{dx}\sin x = \lim_{h\to 0}\frac{\sin(x+h) - \sin x}{h}$$여기서 \(\sin(x+h)\)를 덧셈정리로 풀어 씁니다.
$$\sin(x+h) = \sin x\cos h + \cos x\sin h$$이걸 대입하고 \(\sin x\)로 묶으면 이렇게 두 덩어리로 갈라집니다.
$$\frac{\sin(x+h)-\sin x}{h} = \sin x\cdot\frac{\cos h - 1}{h} + \cos x\cdot\frac{\sin h}{h}$$이제 \(h\to 0\)을 보내면, 결과는 두 개의 작은 극한에 달려 있습니다.
$$A = \lim_{h\to 0}\frac{\sin h}{h}, \qquad B = \lim_{h\to 0}\frac{\cos h - 1}{h}$$만약 \(A=1\)이고 \(B=0\)이라면, 위 식은 \(\sin x\cdot 0 + \cos x\cdot 1 = \cos x\)로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그러니 사인의 미분이 코사인이라는 것은 오직 이 두 극한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곧 보겠지만, 두 번째 \(B=0\)조차 첫 번째 \(A=1\)에서 따라 나옵니다. 결국 이 글 전체가 단 하나의 엔진 — \(\sin h / h \to 1\) — 위에 서 있는 셈입니다.
3. 유일한 엔진 — 아주 작은 각에서는 호와 직선이 같아진다
\(\dfrac{\sin h}{h}\)가 \(h\to 0\)에서 왜 1이 될까요. 여기서 앞서 약속한 라디안이 빛을 발합니다.
단위원에서 각 \(h\)(라디안)를 생각하면, 세 길이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 호의 길이 — 라디안 약속에 의해 정확히 \(h\)입니다.
- \(\sin h\) — 그 각이 만드는 점의 높이(세로 그림자)입니다.
각이 클 때는 이 둘이 꽤 다릅니다. 호는 원을 따라 빙 둘러 가고, \(\sin h\)는 곧장 세로로 떨어진 직선이니까요. 그런데 각을 점점 줄이면 어떻게 될까요.
- 직관: 아주 작은 부채꼴을 확대해 보면, 휘어 있던 호가 거의 곧은 직선처럼 펴집니다. 곡선도 아주 짧게 끊어 보면 직선과 구별되지 않습니다.
- 설명: 호(길이 \(h\))와 그 호를 세로로 곧게 편 \(\sin h\)의 차이가 각이 줄수록 점점 사라집니다. 그래서 두 길이의 비 \(\sin h / h\)가 1에 한없이 가까워집니다.
- 식: 이것이 삼각함수 미분 전체를 떠받치는 극한입니다.
숫자로 보면 실감이 납니다. \(h=0.20\)에서 이 비는 \(0.9933\), \(h=0.10\)에서 \(0.9983\), \(h=0.05\)에서 \(0.9996\) — 각을 반으로 줄일 때마다 1에 착실히 다가섭니다.
남은 하나 \(B = \lim_{h\to 0}\dfrac{\cos h - 1}{h}\)도 이 엔진으로 끌려 나옵니다. 분자·분모에 \((\cos h + 1)\)을 곱해 정리하면 \(\dfrac{\cos h - 1}{h} = -\dfrac{\sin h}{h}\cdot\dfrac{\sin h}{\cos h + 1}\)가 되는데, \(h\to 0\)에서 앞부분은 방금 본 1이고 뒷부분의 \(\sin h\)는 0으로 가므로, 곱은 통째로 0입니다. 그래서 \(B=0\). 두 부품이 모두 채워졌으니, 2절의 식은 그대로 \(\cos x\)로 닫힙니다.
한 가지 덤. 만약 각을 라디안이 아니라 도(°)로 쟀다면 호의 길이가 \(h\)가 아니게 되어 \(\sin h / h\)가 1이 아닌 어정쩡한 상수(\(\pi/180\))로 수렴하고, 미분 결과에 그 지저분한 계수가 계속 따라붙습니다. 삼각함수를 라디안으로 재는 이유가 바로 여기, 미분이 깨끗해지는 데 있습니다.
4. 아래 인터랙티브로 직접 확인하기
두 장면을 만져 봅니다. 하나는 사인의 기울기가 코사인을 그려 내는 것, 다른 하나는 그걸 떠받치는 엔진입니다.
- [기울기가 cos을 그린다] 모드: 위쪽 사인 곡선에서 점을 좌우로 옮기면, 그 지점의 **접선(기울기)**이 함께 기울어집니다. 그 기울기 값을 아래 칸에 점으로 찍는데, 점이 움직이며 그리는 곡선이 정확히 코사인입니다. 사인이 가장 가파른 곳(\(x=0\))에서 기울기 1, 사인이 봉우리·골(\(x=\pm\pi/2\))에서 기울기 0 — 아래 코사인의 높이와 늘 일치함을 확인하세요.
- [왜 sin h/h → 1] 모드: 슬라이더로 각 \(h\)를 줄이면, 단위원의 호 길이 \(h\)(황색)와 세로 그림자 \(\sin h\)(초록) 두 막대가 점점 같은 길이로 포개집니다. 비 \(\sin h / h\)가 1로 다가서는 숫자를 함께 보세요. 이것이 사인의 미분을 코사인으로 닫아 주는 유일한 엔진입니다.
만져 보면, 사인의 미분이 코사인이라는 것이 우연한 닮음이 아니라 한 회전을 세로·가로에서 본 두 그림자의 관계라는 것이, 그리고 그 관계를 식으로 닫는 열쇠가 작은 각의 호와 직선이 같아진다는 사실 하나라는 것이 손끝에 남습니다.
5. 정리 — 한 회전에서 두 곡선이 나온다
- 회전의 두 그림자: 단위원을 일정 빠르기로 도는 점의 높이가 \(\sin x\), 가로 위치가 \(\cos x\). 높이가 변하는 속도(속도 화살표의 세로 성분)가 \(\cos x\)이므로 \(\dfrac{d}{dx}\sin x = \cos x\).
- 정의로 확인: 정의에 넣고 덧셈정리로 풀면 결과가 두 극한 \(\sin h/h \to 1\)과 \((\cos h - 1)/h \to 0\)에 달려 있다. 앞의 것이 1, 뒤의 것이 0이면 식은 \(\cos x\)로 닫힌다.
- 유일한 엔진: \(\sin h / h \to 1\)은 '아주 작은 각에서 호(길이 \(h\))와 세로 그림자 \(\sin h\)가 구별되지 않는다'는 사실. 두 번째 극한도 여기서 따라 나온다. 이 엔진이 도는 것은 각을 라디안으로 쟀기 때문이다.
사인과 코사인은 따로 노는 두 곡선이 아니라, 하나의 회전이 세로·가로로 드리운 두 그림자입니다. 한쪽의 변화 속도가 다른 쪽의 위치가 되는 이 맞물림이, 미분이라는 렌즈로 보면 \((\sin x)' = \cos x\)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마치며
오늘 사인의 미분을 회전 하나로 세웠습니다. 그런데 앞의 곱의 미분 글에서 예고한 또 하나의 큰 부품 — 함수 속에 함수가 든 겹겹의 구조를 미분하는 연쇄법칙 — 은 아직 그림으로 세우지 않았습니다. \(\sin(2x)\)나 \(\sin(x^2)\)처럼 사인 안에 다른 함수가 들어앉으면 어떻게 미분할까요. 오늘 얻은 \((\sin x)' = \cos x\)를 부품으로 삼아, 다음엔 그 겹겹의 구조를 한 그림에서 풀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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