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앞 글에서 사인을 미분하면 코사인이 되는 것을 회전 하나로 세웠습니다. 오늘은 미분의 또 다른 두 기둥, 지수함수와 로그함수로 갑니다.
이야기의 출발점은 예전에 만난 사실 하나입니다. 밑이 \(e\)인 지수함수 \(e^x\)는 미분해도 자기 자신입니다.
$$\frac{d}{dx}e^x = e^x$$이것이 \(e\)라는 수가 미적분의 주인공이 된 이유죠. 그런데 여기서 자연스러운 두 질문이 남습니다.
- 밑이 \(e\)가 아닌 \(2^x\)나 \(10^x\)를 미분하면 어떻게 될까? 왜 깨끗하지 않을까?
- 로그함수 \(\ln x\)를 미분하면 왜 하필 \(\dfrac{1}{x}\)라는 엉뚱한 꼴이 나올까?
놀랍게도 두 답은 같은 뿌리 하나에서 나옵니다. 먼저 결론부터 적어 두겠습니다.
$$\frac{d}{dx}a^x = a^x\ln a, \qquad \frac{d}{dx}\ln x = \frac{1}{x}$$\(a^x\)에는 \(\ln a\)라는 로그 배율이, \(\ln x\)에는 \(\dfrac1x\)라는 역수가 붙습니다. 이 두 개가 왜 그 모양인지, 외우지 않고 눈으로 보겠습니다.
여기서 \(\ln\)은 밑이 \(e\)인 로그, 즉 자연로그입니다. \(\ln a\)는 "\(e\)를 몇 제곱해야 \(a\)가 되나"라는 지수를 뜻하고요. 이 뜻이 뒤에서 핵심 부품이 됩니다.
1. 다시 확인: 밑이 e인 지수함수가 '깨끗하다'는 말의 뜻
기호부터 짚고 갑시다. \(e\)는 \(2.718\dots\)인 특정한 수(자연상수)이고, \(e^x\)는 그 수를 밑으로 하는 지수함수입니다. "미분이 깨끗하다"는 건 미분해도 모양이 안 변한다, 곧 도함수가 원래 함수와 똑같다는 뜻입니다.
- 직관: 지수함수는 값이 클수록 더 빠르게 자랍니다(원금이 클수록 붙는 이자가 크듯이). 그러니 어떤 지수함수를 미분하든 '원래 함수 × 어떤 일정한 배율'로 돌아옵니다.
- 설명: 그 배율이 밑마다 다른데, 정확히 \(1\)이 되는 단 하나의 밑이 \(e\)입니다.
- 식: 그래서 \(\dfrac{d}{dx}e^x = e^x\) — 배율이 1이라 자기 자신입니다.
이 "배율"의 정체가 오늘의 첫 번째 열쇠입니다. \(2^x\)의 배율은 얼마이고, 왜 \(e^x\)만 1일까요.
2. 다른 밑엔 왜 로그 배율이 붙나 — 모두 밑 e로 갈아입기
핵심 아이디어는 하나입니다. 어떤 밑의 지수함수든, 밑이 \(e\)인 지수함수로 갈아입을 수 있다는 것.
자연로그의 정의에서 \(a = e^{\ln a}\)입니다(\(\ln a\)가 "\(e\)를 몇 제곱해야 \(a\)가 되나"이므로, 그만큼 제곱하면 다시 \(a\)가 되죠). 양변을 \(x\)제곱하면,
$$a^x = \left(e^{\ln a}\right)^x = e^{(\ln a)\,x}$$이제 \(a^x\)가 \(e^{(\ln a)x}\)라는, 밑이 \(e\)인 지수함수로 바뀌었습니다. 지수 자리에 \(x\) 대신 \((\ln a)x\)라는 함수가 들어앉은 겹구조죠. 겹겹의 함수는 연쇄법칙으로 미분합니다 — 바깥 함수를 미분한 뒤, 안쪽 함수의 미분을 곱한다.
- 직관: 바깥은 \(e^{(\cdots)}\)라 미분해도 그대로. 안쪽 \((\ln a)x\)는 \(x\)에 대한 기울기가 \(\ln a\)로 일정. 그러니 그 \(\ln a\)가 배율로 튀어나옵니다.
- 설명: 바깥 미분 \(= e^{(\ln a)x} = a^x\), 안쪽 미분 \(= \ln a\). 둘을 곱합니다.
- 식:
이것으로 다 풀립니다. 배율의 정체는 \(\ln a\) 였습니다. 밑별로 확인해 보죠.
- \(a=e\)이면 \(\ln e = 1\)이라 배율 1, 그래서 \(\dfrac{d}{dx}e^x = e^x\). \(e^x\)가 깨끗한 이유가 바로 이 한 줄입니다.
- \(a=2\)이면 \(\ln 2 \approx 0.693\)이라 \(\dfrac{d}{dx}2^x = 2^x\cdot 0.693\). 원래 함수보다 살짝 작게 자랍니다(\(2 < e\)라서).
- \(a=10\)이면 \(\ln 10 \approx 2.303\)이라 \(\dfrac{d}{dx}10^x = 10^x\cdot 2.303\). 원래보다 두 배 넘게 가파릅니다.
밑이 \(e\)보다 작으면 배율이 1보다 작고, 크면 1보다 큽니다. \(e\)는 그 경계에 놓인, 배율이 정확히 1인 특별한 밑인 셈입니다.
3. 로그를 미분하면 왜 역수가 나오나 — 넓이가 차오르는 속도
이제 로그 차례입니다. \(\ln x\)를 미분하면 \(\dfrac1x\). 지수·로그와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분수가 왜 튀어나올까요.
가장 밝은 그림은 로그를 넓이로 보는 것입니다. 자연로그에는 이런 얼굴이 있습니다.
$$\ln x = \int_1^x \frac{1}{t}\,dt$$즉 \(\ln x\)는 곡선 \(\dfrac1t\) 아래, \(t=1\)부터 \(t=x\)까지 쌓인 넓이입니다. (\(x=1\)이면 넓이가 0이라 \(\ln 1 = 0\)인 것도 맞아떨어지죠.) 그런데 적분과 미분이 서로 반대라는 사실에서, 쌓인 넓이가 자라는 속도 = 지금 그 자리의 곡선 높이입니다.
- 직관: 넓이를 오른쪽으로 아주 조금 더 넓히면, 새로 붙는 얇은 띠의 높이가 곧 그 순간 넓이가 불어나는 속도입니다.
- 설명: \(x\)에서 곡선 \(\dfrac1t\)의 높이는 \(\dfrac1x\). 그러니 넓이 \(\ln x\)가 자라는 속도, 곧 기울기가 \(\dfrac1x\).
- 식:
숫자로 보면 실감이 납니다. \(x=2\)에서 로그의 기울기는 \(\dfrac12 = 0.5\)이고, 그때까지 쌓인 넓이는 \(\ln 2\approx 0.693\). \(x=4\)로 가면 기울기는 \(\dfrac14=0.25\)로 완만해지고 넓이는 \(\ln 4\approx 1.386\)으로 커집니다. \(x\)가 커질수록 \(\dfrac1x\)가 작아지니, 로그가 갈수록 천천히 자라는 그 유명한 완만함이 여기서 나옵니다.
다른 길도 있습니다. \(\ln x\)는 \(e^x\)의 역함수이니, \(y=\ln x\)라면 \(x=e^y\)입니다. 그러면 \(\dfrac{dx}{dy}=e^y=x\)이고, 이걸 뒤집으면 \(\dfrac{dy}{dx}=\dfrac1x\). \(e^x\)가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이 여기서도 그대로 열쇠가 됩니다.
4. 아래 인터랙티브로 직접 확인하기
두 장면을 만져 봅니다. 하나는 \(a^x\)의 배율이 \(\ln a\)라는 것, 다른 하나는 \(\ln x\)의 기울기가 넓이의 차오르는 속도 \(\dfrac1x\)라는 것.
- [지수: 배율 = ln a] 모드: 밑 \(a\)를 슬라이더로 바꾸면 \(a^x\) 곡선과 한 점에서의 접선이 함께 변합니다. 접선 기울기 ÷ 함숫값이 곧 배율인데, 이 값이 언제나 \(\ln a\)와 정확히 같음을 확인하세요. 밑을 \(e\approx2.72\) 근처로 가져가면 배율이 1이 되어 기울기 = 함숫값(자기 자신을 미분값으로 가지는 순간)이 됩니다.
- [로그: 기울기 = 1/x] 모드: 곡선 \(\dfrac1t\) 아래 \(t=1\)부터의 넓이가 곧 \(\ln x\)입니다. \(x\)를 옮기면 **쌓인 넓이(\(=\ln x\))**와 **지금 그 자리의 높이 \(\dfrac1x\)**가 함께 표시됩니다. 이 높이가 바로 넓이가 불어나는 속도, 곧 \(\ln x\)의 기울기임을 눈으로 보세요.
만져 보면, \(a^x\)에 붙는 \(\ln a\)도 \(\ln x\)에 붙는 \(\dfrac1x\)도 억지 규칙이 아니라 — 하나는 밑을 \(e\)로 갈아입을 때 튀어나오는 안쪽 기울기, 다른 하나는 넓이가 차오르는 속도 — 라는 것이 손끝에 남습니다.
5. 정리 — 두 기둥은 모두 e로 통한다
- \(a^x\)의 배율은 \(\ln a\): 어떤 지수함수든 \(a^x = e^{(\ln a)x}\)로 갈아입을 수 있고, 연쇄법칙으로 안쪽 기울기 \(\ln a\)가 배율로 나온다. \(a=e\)에서 \(\ln e=1\)이라 \(e^x\)만 자기 자신으로 미분된다.
- \(\ln x\)의 기울기는 \(\dfrac1x\): \(\ln x\)는 \(\dfrac1t\) 아래 쌓인 넓이라, 넓이가 자라는 속도(= 그 자리 곡선 높이)가 곧 \(\dfrac1x\)다. \(x\)가 클수록 완만해진다.
- 한 뿌리: 두 사실 모두 '\(e^x\)는 자기 자신을 미분값으로 가진다'는 한 성질에서 갈라져 나온다. 지수의 배율도, 로그의 역수도 결국 \(e\)로 통한다.
밑이 2든 10이든 지수함수는 잠깐 \(e\)의 옷을 빌려 입고 미분되고, 로그는 넓이라는 다른 얼굴을 통해 기울기를 드러냅니다. 겉보기엔 따로 노는 \(\ln a\)와 \(\dfrac1x\)가, 실은 \(e^x\)라는 한 축을 공유하는 두 그림자인 셈입니다.
마치며
여기까지 오면서 미분의 기본 부품들을 거의 다 모았습니다 — 다항식, 사인·코사인, 그리고 오늘의 지수·로그. 그런데 아직 한 조각이 빠져 있습니다. \(\sin(x^2)\)이나 \(e^{3x}\)처럼 함수 안에 또 다른 함수가 겹겹이 들어앉은 구조는 어떻게 미분할까요. 오늘도 \(a^x = e^{(\ln a)x}\)를 미분할 때 슬쩍 그 원리(연쇄법칙)를 빌려 썼는데, 다음엔 그 겹구조 자체를 한 그림으로 세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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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분은 왜 미분의 반대인가 — \(\ln x\)의 기울기가 \(\dfrac1x\)인 이유의 뿌리. 쌓인 넓이가 자라는 속도가 곧 그 자리 함숫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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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그는 왜 곱셈을 덧셈으로 바꿀까 — 오늘 쓴 \(a=e^{\ln a}\)의 뿌리인 로그의 정의와 성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