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0년 국채 금리가 9월 1일 4.131%로 올랐습니다. 일본 재무성이 이 만기의 금리를 공개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값입니다. 이튿날 10년물도 3.006%로 1996년 9월 이후 처음 3%를 넘었습니다.
열흘 뒤에는 태평양 건너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미국 30년물 금리가 9월 10일 5.37%로 올라 2007년 6월의 고점(5.35%)을 넘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두 국채 시장의 장기금리가 같은 여름에 기록을 갈아치운 것입니다.
두 나라의 금리 상승을 하나의 흐름으로 보는 분석이 있습니다. AI 투자에 쏟아지는 막대한 돈, 단기채로 메우는 미국의 재정, 엔 약세를 막으려는 미·일 공동개입, 그리고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줄어드는 달러의 비중이 서로 맞물려 있다는 진단입니다. 이 사슬의 고리들을 숫자로 하나씩 확인해 봅니다.
두 나라 장기금리, 같은 방향 다른 박자
| 만기 | 8월 20일 | 이번 국면의 고점 | 9월 10일 |
|---|---|---|---|
| 일본 10년 | 2.854% | 3.006% (9월 2일, 1996년 9월 이후 최고) | 2.920% |
| 일본 30년 | 3.995% | 4.131% (9월 1일, 1999년 자료 시작 이후 최고) | 3.995% |
| 미국 10년 | 4.69% | 4.96% (9월 11일, 2023년 10월 이후 최고) | 4.95% |
| 미국 30년 | 5.23% | 5.37% (9월 10일, 2007년 6월 고점 돌파) | 5.37% |
같은 방향으로 올랐지만 박자는 달랐습니다. 일본은 9월 초에 꼭짓점을 찍고 내려왔고, 미국은 그 뒤에 더 올랐습니다. 일본 금리는 일본은행의 추가 인상 기대와 확장 재정이, 미국 금리는 9월 10~11일 발표된 물가 지표와 연준의 인상 기대가 각각 끌어올렸습니다. 두 시장이 한 몸처럼 움직였다기보다, 같은 계절에 각자의 이유가 겹쳤다고 보는 편이 숫자에 맞습니다.
미국은 늘어난 빚을 단기채로 메웠다
미 재무부는 8월 3일 7~9월 분기에 민간에서 7,390억 달러를 빌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5월에 예고한 것보다 680억 달러 많은 금액입니다. 8월 5일에는 10년·30년 같은 중·장기채 입찰 규모를 앞으로 몇 분기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했습니다. 더 빌리는 몫을 장기채로 늘리지 않겠다는 뜻이고, 그 차액은 1년 이하 단기채가 메웠습니다.
30년짜리 주택담보대출을 6개월짜리 대출로 돌려막는 것에 빗대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당장의 이자는 싸지만, 반년마다 새 금리로 갈아타야 합니다.
| 시장성 국채 중 단기채 비중 | 값 |
|---|---|
| 재무부 차입자문위원회 권고 범위 | 15~20% |
| 2026년 6월 말 | 21.5% |
| 2026년 7월 말 | 22.2% |
| 2026년 8월 말 | 22.8% |
석 달 연속 올랐고, 권고 범위의 위쪽 끝을 이미 넘었습니다. 국채 이자는 2025 회계연도에 1조 2,156억 달러였고, 2026 회계연도는 11개월 만에 1조 2,674억 달러가 됐습니다.
한 가지 짚어둘 점은 미국이 부채한도에 닿은 상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법정 한도는 41조 1,040억 달러이고, 한도 적용 부채는 9월 10일 39조 8,573억 달러로 1조 2,000억 달러 넘는 여유가 있습니다. 총부채가 8월 18일 처음 40조 달러를 넘은 것과 한도 도달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엔 공동개입, 1998년 이후 네 번째
미국이 외환시장에 다른 나라와 함께 개입하는 일은 드뭅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사례를 모으면 이렇습니다.
| 시기 | 무엇을 샀나 | 함께한 곳 |
|---|---|---|
| 1998년 6월 | 엔 | 일본 |
| 2000년 9월 | 유로 | G7 |
| 2011년 3월 | 달러(엔을 팔았다) | G7, 동일본 대지진 직후 |
| 2026년 7월 31일 | 엔 | 일본 |
이번이 1998년 이후 네 번째이고, 엔을 사서 엔 약세를 막는 방향으로는 1998년 이후 처음입니다. 일본은 7월 30일 단독으로, 31일에는 미국과 함께 들어갔고, 7월 30일부터 8월 26일까지 일본이 쓴 돈은 15조 3,993억 엔입니다. 미국은 자국 몫의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이 직접 나선 이유로는 달러 강세가 미국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경로가 거론됩니다. 달러지수는 6월 17일부터 7월 30일까지 줄곧 100을 넘었습니다. 다만 이 강세를 만든 주역을 엔으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달러지수는 유로 비중이 57.6%, 엔이 13.6%인 바구니 지수라, 이 사이트가 구성 가중치로 나눠 계산해 보면 5월 말부터 7월 말까지 달러지수 상승분 2.47% 가운데 유로가 약 1.4%포인트, 엔이 약 0.4%포인트를 만들었습니다. 원화는 이 바구니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미국채를 팔지 않게 한 장치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일본이 엔을 사려면 달러가 필요합니다. 달러를 마련하려고 들고 있던 미국채를 팔면 미국 금리가 오릅니다. 그래서 연준이 외국 중앙은행에 미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빌려주는 창구(FIMA 레포)를 쓰게 했다는 설명이 나왔습니다.
이 창구는 일본 재무성이 8월 3일 "앞으로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단계입니다. 연준이 매주 공개하는 대차대조표에서 외국 공적기관 레포 잔액은 7월 1일부터 9월 2일까지 매주 0이었고, 9월 9일에 처음 100만 달러가 찍혔습니다. 개입 자금을 대기에는 턱없이 작은 금액이라, 시험 성격의 거래로 보입니다. 일본의 8월 말 외환보유고는 한 달 새 795억 달러 넘게 줄었습니다.
달러의 비중은 이미 60% 아래에 있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쌓아둔 외환보유고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IMF 집계로 이렇게 움직였습니다.
| 시점 | 달러 비중 |
|---|---|
| 1999년 2분기 | 72.13% (분기 기준 최고) |
| 2020년 4분기 | 59.53% (처음으로 60% 아래) |
| 2026년 1분기 | 57.13% |
60%라는 선은 이미 6년 전에 깨졌습니다. 영국 파운드가 기축통화 자리를 내줄 때처럼, 비중이 한번 60% 아래로 내려가면 이탈하는 나라가 늘며 하락이 빨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반대로 1분기에는 달러 비중이 전 분기(56.42%)보다 오히려 올랐습니다. 비중 변화에는 환율 변동으로 인한 평가 효과도 섞여 있어, 한 분기 숫자로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AI 투자의 청구서
이 여름 금리 논쟁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AI 인프라에 드는 비용입니다. 데이터센터가 전력망과 건설 인력, 장비를 한꺼번에 끌어가면서 다른 산업의 비용까지 밀어 올린다는 분석입니다. 준비 순서가 거꾸로 됐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전력과 송전망, 지역 주민의 동의, 보안 법제를 먼저 갖추지 않고 설비부터 짓다 보니 뒤늦게 비용이 계속 붙는다는 것입니다.
확인되는 숫자는 이렇습니다. 미국 토목학회는 2025년 보고서에서 에너지 인프라에 D+ 등급을 매겼습니다. 미국 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6년 1분기 9.4%로 10% 아래에 있습니다. AI가 제조업을 되살린다는 명분과 달리 전통 제조업의 몫은 아직 커지지 않았습니다.
지정학 변수도 겹쳤습니다. 8월 7일 파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가 한 나라에 대한 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보는 공동방위협정에 서명했습니다. 중동 분쟁 속에 브렌트유는 9월 9일 배럴당 109.51달러까지 올랐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내리기 어렵습니다.
원화 강세, 되돌림인가
원/달러 환율은 뉴욕 정오 기준 9월 4일 1,346.51원까지 내려왔습니다. 원화 강세를 한국 경제의 체력이 아니라 엔 공동개입, 7월 환율보고서의 관찰대상국 지정, 한국은행의 선제 인상 같은 외부 요인이 겹친 결과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5~6월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매달 40조 원 넘게 순매도했다는 점이 그 근거로 거론됩니다.
다만 흐름은 9월 들어 조금 달라졌습니다. 한국거래소 집계로 외국인은 9월 1~7일 코스피에서 1조 1,141억 원을 순매수했습니다. 같은 기간 중국 위안화는 달러당 6.80위안(7월 9일)에서 6.71위안(9월 11일)으로 완만하게 강해졌습니다. 원화 강세가 원화만의 이야기인지 아시아 통화 전반의 흐름인지는 이런 비교를 이어가야 가려집니다.

9월 30일, 일본 재무성의 월간 개입 실적
다음 확인 지점은 날짜가 정해져 있습니다.
| 날짜 | 일정 | 확인되는 것 |
|---|---|---|
| 9월 15일 | 일본 20년물 입찰 | 30년물 기록 경신 뒤 초장기 국채 수요 |
| 9월 15~16일 | 미 연준 FOMC | 정책금리 |
| 9월 16일 | 미 재무부 외국인 보유 통계(7월분) | 개입이 있던 7월 말 일본의 미국채 보유 |
| 9월 17~18일 |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 추가 인상 여부 |
| 9월 24일 | 미 재무부 20~30년 구간 증액 되사기 | 30년물 구간의 매도 물량 |
| 9월 29일 | 일본 40년물 입찰 | 초장기 수요 |
| 9월 30일 | 일본 재무성 월간 개입 실적 | 9월 초 엔 급등(160엔대→153엔대) 때 개입이 있었는지 |
| 10월 1일 | 미 건설지출(8월분) | 데이터센터 항목 추이 |
| 10월 8일 | 일본 30년물 입찰 | 초장기 수요 |
| 10월 22일 | 한국은행 금통위 | 추가 인상 여부 |
| 10월 29~30일 | 일본은행 회의·전망보고서 | 일본 금리 경로 |
| 11월 4일 | 미 재무부 분기 발행 계획 | 중·장기채 규모와 단기채 비중의 방향 |
일정 뒤에 확인해 볼 것들입니다.
- 단기채 비중이 25%로 가는가. 11월 발행 계획에서 중·장기채 규모를 계속 묶어두면 비중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발행 구성을 바꾸면 "단기 돌려막기"라는 비판의 전제가 달라집니다.
- 일본은 개입 자금을 어디서 마련했나. 9월 16일 미국채 보유 통계, 매주 목요일의 연준 대차대조표, 그리고 일본 재무성이 분기가 끝난 뒤 공개하는 일자별 개입 내역을 함께 보면 미국채를 팔지 않고 개입했는지가 드러납니다.
- 달러지수를 움직이는 건 엔인가 유로인가. 다음 급등락 구간에서도 같은 분해를 반복하면, 엔 약세를 막는 것이 달러 강세를 막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 미·일 장기금리가 계속 같이 가는가. 일본은행 결정(9월 18일)과 일본 30년물 입찰(10월 8일) 전후에 두 나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이면, 하나의 사슬로 묶는 설명은 약해집니다.
생각해 볼 점도 남습니다. 달러 준비금 비중의 하락, 단기채 의존, 공동개입은 각각 떼어 보면 설명이 가능한 사건입니다. 이것들이 한 방향을 가리키는 신호인지, 우연히 같은 계절에 겹친 사건들인지는 한두 달의 숫자로 가려지지 않습니다. 위 일정에서 나오는 숫자가 같은 방향으로 쌓이는지를 끝까지 따라가 보는 것이 방법입니다.